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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비교과 우수 후기 공모전(상명 프레젠테이션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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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 ‘상명 프리젠테이션 대회’

얼마 전 오래 된 자료를 정리하다가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본 적이 있었다. ‘이런 활동들도 했었나?’ 싶을 정도로 여러 활동들이 빼곡하게 가득 차 있다. 나는 중학생 때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채웠던 활동들이었다. 그 때의 노력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인 임용자격증을 얻을 수 있는 사범대에 합격하게 만들어줬다. 이제 남은 건 임용고시였다.

그런데 남은 게 하나였기 때문일까, 고등학생과 달리 나는 아무런 활동들을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지 관심이 없었다. 이제 임용고시를 합격하면 된다는 생각에 ‘[web 발신] 안녕하세요? 의사소통센터입니다.…’라는 문자가 오면 읽지도 않고 창을 닫았다.

그런 나에게 ‘상명 프리젠테이션 대회’에 참여해봐야겠단 생각이 들게 한 이유가 생겼다. 작년에 전공과목 발표를 할 때 강박감과 긴장감에 횡설수설 마무리한 적이 있었다. 그 후 친구에게 들은 말은 이랬다.

“교수님께서 나한테 너 발표 되게 재미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냥 넘겼어…”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내색을 보였지만, 무의식중에 오랫동안 남게 된 말이었다. 그 때부터 발표하는 게 싫어졌다. 단 한 번도 발표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스스로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내 목표 중 하나가 ‘재미있게 가르치는 것’도 있었는데 그게 무너지는 느낌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지적받은 적이 없었는데 지적 받아서 그런 걸까. 이후 ‘발표’라는 말만 들으면 이렇게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거부감이 쌓였다.

내 발표 실력은 점점 엉망으로 변했다. 한 번 무너짐이 시작하니 끝이 없었다. 미리 준비하지 않고 미루고, 당일에 준비도 제대로 못 하고 허둥지둥 마무리를 짓고....... 그러면서 조리 있게 이야기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워했다.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면서 바라는 것만 많아지고 스스로를 거부감에 가둬버렸다.

거의 1년 가까이 이렇게 허송세월을 보냈는데, 밥 먹고 있을 때 한 동기가 프리젠테이션 대회 같이 나갈 사람을 찾는다고 말했다. 옆에 앉은 내 친구는 바로 그 동기한테 같이 하자고 했다. 나도 살짝 관심이 생겨서 학교 사이트 공고를 찾아봤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이 때 아니면 늘어지는 습관을 못 고칠 것 같아 조금이라도 바꿔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나도 참가해야겠다 싶었다. 상금도 있고 주제도 흥미로운 주제 같았고, 이번엔 정성들여 준비해야지. 그 생각에 다른 친구한테 같이 하자고 물어본 후 승낙을 얻어냈다. 어느새 나는 신청서를 다 작성하고 제출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참가 신청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준비 시 유의사항을 말씀해주셨다. 예선은 3분 영상 심사고, 본선은 10분 심사다. 3분 영상 제작 유의사항 중 한 가지는 ‘발표에 기-승-전-결이 갖춰져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설명들을 때는 잘 몰랐는데, 돌이켜보니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 내용이다. 3분으로 큰 틀을 잡고 이후 10분 발표에 세세하게 내용을 채워가는 것은 발표의 구성을 더 알차게 채워지도록 만들 수 있었다. 마치 건축에서 중심축을 세우고 건물을 짓는 과정처럼 말이다. 큰 틀이 기억나니 세부적인 내용을 더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었다.

우리는 ‘미래에 교사는 없다?’라는 발표 주제를 잡아 하나 둘씩 준비해갔다. 2040년의 미래 사회 모습을 전공과 관련지어 생각해보는 게 주제여서, 이렇게 결정했다. 내가 오랫동안 꿈꿔온 교사가 정말 없어질까?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인공지능인 AI가 점점 많은 걸 대체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교사도 사라지지 않을까? 등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의미로 준비하였다. 처음 3분 발표 영상 찍을 때 NG가 10번 이상 났었다. 내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계속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나서야 겨우 성공적으로 찍을 수 있었다. 카메라를 바라보며 촬영한 거라 긴장감이 없진 않았지만 그 긴장감 또한 즐기자는 생각으로 촬영하였다. 주말에 촬영하였는데, 학교 경비 아저씨께 건물 문 닫는다고 얼른 가야된다는 말씀까지 듣고서야 우리의 촬영은 마무리됐다. 결과는 1차 예선 통과였다.

본선 날짜가 올 줄은 몰랐는데 결국 오고야 말았다. 그동안 틀을 완성했기에,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을 보충하고 ppt를 보완하며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확실히 준비했다. 총 9개의 팀이 본선 진출을 하였는데, 난 꼭 최우수상을 타서 내 변화를 증명해내리라 하는 욕심이 있었다. 본선 진출 팀들 중 2명이서 한 팀은 서로 주고받는 형식을 이용하기도 했었고, 또 어떤 팀은 미디어의 변화에 따른 youtube 동영상 형식, 라디오 형식 등 다양한 형식으로 발표하였다. 발표의 형식에 변화를 주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들 주제를 명확하게 전달해서 내 차례가 올수록 점점 긴장이 되며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발표를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프리젠터를 제대로 못 넘기는 실수를 했다. 당황한 마음에 몇 번 눌러봐도 안 돼서 다시 다른 버튼을 누르니 겨우 작동했다. 우리의 발표는 이런 내용이었다. AI의 등장으로 교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교사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주장이었다. 교사는 AI와 협력하여 AI는 지식과 이론 전달, 교사는 더 고차원적인 활동으로 학생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결국, 2040년의 교사의 모습은 학생들의 잠재력을 이끌어주는 역할이 돋보인, 마치 ‘마중물’과 같은 역할일 것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사실 다른 팀의 발표를 다 본 후에 솔직히 우리 팀 발표가 가장 잘 했다고 생각을 했었다.

결과는 내 예상과는 달랐다. 우리 팀은 우수상을 수상했고, 최우수상은 미래 의학에 대해 발표한 화학과 학우분이셨다. 처음엔 의문점이 들었다. ppt도 내가 더 깔끔하게 했는데 대체 왜일까? 이런 생각이 앞섰다. 그러나 곧 내 생각에 잘못된 점을 찾게 되었다.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ppt가 주인공이 되면 안 되고, 발표자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어쩌면, 그동안의 나는 ppt를 만드는 데만 치중하고, ppt에 맞춰 발표를 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명확성보다, ppt가 얼마나 예쁘고 깔끔하게 만들어졌는지를 중시했던 것이었다. 발표란 내가 만든 ppt가 얼마나 예쁜지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를 명확히 청중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걸 깨달으니 그동안의 ppt에 맞춘 내 발표의 모습이 떠올랐다. ppt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보조도구일 뿐이지, 주인공은 나였던 것이다.

또한 프로젝터를 다루는 것에 있어서 미숙한 부분도 그냥 넘어갈 실수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사전에 미리 확인해봤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던 것을 처음부터 증명하는 실수였다. 다른 팀은 프로젝터가 잘 넘어가는지 확인하고 진행하였다. 그러나 나는 ppt 내용을 미리 공개하기 싫은 마음에 급하게 프로젝터를 사용했던 것이다.

이렇게 발표에 있어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우수상을 받은 게 계속해서 신기한 감정이 들었다. 내 발표가 재미없다던 교수님께서 보셨으면 어떠셨을까 싶기도 하면서도, 격려해준 주변 사람들에게 고맙고 소중한 감정이 들었다. 그렇게 내 첫 상명 프리젠테이션 대회는 끝이 났다.

대회는 끝이 났지만 앞으로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대회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발표에 있어서 중요한 점이 한 순간이 되거나 오래 남게 되거나는 내가 결정하는 일이었다. 발표면 무조건 거부하고 봤는데, 그랬던 나는 방금 교직과목 발표자에 자원했다. 나 정말 많이 달라졌구나 싶었다.

물론 한 번 잡혀진 습관을 고친다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러나 발표를 꾸준하게 연습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 가면, 나도 언젠간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교사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 변화의 시작은 상명 프리젠테이션 대회와 함께 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어떤 주제로 대회가 열릴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다음번에 다시 출전하게 된다면, 청중을 생각하며 더 명확한 발표의 주인공으로 도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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